
스무 살 무렵, 처음 웨딩드레스를 피팅해 본 날이 아직도 선명하다. 신부는 아니었지만, 모델이었던 언니를 따라간 샵에서 흰 드레스를 처음 눈앞에서 봤다.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. 천이 살을 감싸는 게 아니라 감정을 덮는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.
웨딩이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특별하지만, 막상 드레스를 고르는 일은 ‘예쁘다’는 말로만 설명될 수 없는 고민의 연속이다. 예쁜 드레스는 많지만, 나를 설명해주는 드레스는 드물다. 결국 내가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도 그 한 줄에서 시작됐다.
venusbridaluk.com에서 다루는 웨딩드레스는 단순히 트렌드만 따라가지 않는다. 실루엣, 커팅, 움직일 때의 무게감, 피부에 닿는 질감 같은 디테일이 신부의 개성과 조화를 이루는지 먼저 본다. 그 옷을 입었을 때 ‘사람’이 남는지, 혹은 옷에 사람이 가려지는지.
며칠 전, 한 고객이 “이 드레스는 그냥 예쁜 게 아니라, 저 같아요”라고 말했다. 그 한마디에 다시 생각했다.
우리가 만드는 건 단순한 옷이 아니라 ‘기억’이라는 것을. 사진보다 더 오래 남는 감정.
드레스는 결국, 단 하루의 무대에서 가장 진짜 나를 꺼내기 위한 옷이다.
신다은 디렉터로서 내가 하는 일은, 그 단 하루가 여신처럼 빛나는 날이 되도록, 한 사람의 마음과 서사에 어울리는 실루엣을 찾는 여정이다.
그리고 그 여정은 늘 새로운 시작이 된다.